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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하면 커지는 목소리,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송년회와 신년회 모임이 하나둘 생겨, 술자리가 많아진다.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 음주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도 한다. 주량을 넘어서는 음주량은 술주정으로 이어진다. 평소보다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행동이나 언행 등을 과장하기도 한다. 다음 날이 되면 부끄러움에 이불킥할 실수도 왕왕하는 등 술을 마시면 나타나는 여러 취한 행동.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술에 취하면 목소리가 커지고 행동이 커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술 마시면 왜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처럼 목소리가 커질까?통계청에 따르면, 순수 알코올(맥주는 4~5%, 포도주는 11~16%, 독주는 40%의 알코올로 환산) 기준 2020년 국내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7.9l인 것으로 집계됐다. oecd 세계 1인당 알콜음료 소비량 평균(8.5l) 보다는 낮지만, 혼자 술 마시는 문화가 한국보다 먼저 정착된 일본(6.7l) 보다는 높다. 술을 자주 마시고 많이 먹게 될 경우 술의 중독성 때문에 자기 절제가 쉽지 않다. 절제되지 않은 행동들은 술을 마시면 나타나는 여러 취한 행동으로 나타난다. 술에 취한 사람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고성이다. 술에 취한 사람의 목소리는 천장을 뚫을 듯 우렁차다. 평소처럼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술만 마시면 목소리의 데시벨은 절로 높아진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국제학술지 '청각·신경이과학(audiology and neurotology)' 최신 호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음주가 청력 기능을 떨어트려 상대방의 말을 잘 못 알아듣게 되면서 덩달아 목소리가 커진다는 연구 결과이다.한림대 의대 이비인후과 연구팀(이효정, 최효근, 장지원)은 건강한 젊은 성인 43명을 대상으로 음주가 사람의 청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 실험했다. 연구팀은 연구 참가자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 여러 청각 검사를 한 뒤 술을 마신 직후 청각 기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실험 당시 음주 목표량은 형사처벌 기준(면허정지)이 되는 혈중알코올농도 0.05%였지만, 음주 후의 실제 혈중알코올농도 평균치는 0.07%로 이보다 더 높았다. 청력검사는 달팽이관에서 뇌까지 걸쳐 있는 전체 청각 신경계의 기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우선 음주 상태에서는 순음청력검사(단순한 소리를 인지하는 수준)와 어음청력검사(짧은 단어를 인지하는 수준) 수치 모두 비음주 상태에 견줘 유의성 있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 차이는 1~2db정도로 크지는 않았다.음주 후의 가장 큰 청력 변화는 주변에 소음이 있는 상태에서 시행한 '문장 인지검사(k-mst)'에서 두드러졌다. 참가자들은 술을 마시자 주변 소음의 정도를 보여주는 신호대비잡음비(snb)가 -2db로 낮을 때도 문장 속 단어를 알아듣는 능력이 떨어졌는데, 주변 소음이 -8db로 높아지자 이 능력이 더 낮아지는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주변 소음이 시끄러울 때 9.4% 정도 더 문장 속 단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다.주목되는 건 음주에 따른 청력의 변화가 만성 알코올의존증이 아닌 건강한 성인에서 일회성 음주만으로도 확인되었다는 점이다.이와 같은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 연구는 또 있다. 영국 런던 대학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이비인후 장애(bmc ear, nose and throat disorders)'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청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청력이 정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미리 정해진 양의 술을 마시게 한 후 청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청력이 떨어졌고, 나이가 든 사람과 과거 폭음 습관이 있던 사람에게서 이 현상은 더 심했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청신경을 손상하거나 소리를 처리하는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음주가 장기간 계속되면 청력에 영구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술 취하면 평소보다 과장되게 행동하는 이유가 뭘까?술을 마시면 목소리가 커질 뿐 아니라 과장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몸에 흡수된 알코올 일부가 뇌에 도달해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코올이 뇌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알코올이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에 도달하면, 술을 마신 후 '필름이 끊기는 현상'인 단기기억상실증이 나타나는 거라고 봤다. 하지만 술에 취하면 움직임이 과해지고 동작이 많아지는 현상은 그동안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그러던 중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저널(journal of molecular biology)'에 흥미로운 연구가 게재됐다. 알코올이 뇌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고 대사 작용으로 신경세포를 자극해 중간물질로 바뀌면서 사람을 더 과장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미국 플로리다주 스크립스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tsri) 분자의학부 스콧 한센(skot-hansen) 교수는 신경세포막의 인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중 하나인 '포스포리파아제 d2(pld2)'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 효소가 알코올을 지질과 반응하도록 포스파티딜에탄올(petoh)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물질은 신경세포막의 칼륨 이온 채널을 열어 신경이 더 많이 자극받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뇌가 더 많은 자극을 받아 움직임을 과하게 만들고 동작이 많아지게 했다.연구진은 유전자를 조작해 pld2 효소를 없앤 초파리를 만들었다. 초파리는 유전체 크기가 작가 유전자 조절이 쉬울뿐더러 알코올에 취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연구 대상으로 적합하다. 연구진은 알코올을 30% 섞은 배양액을 마신 초파리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30도의 술을 마신 파리는 마시지 않은 파리에 비해 같은 시간 동안 1.5배에서 2배 정도 더 긴 거리를 날아다녔다. 반면 pld2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제거된 초파리는 알코올을 마셨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움직이는 거리에 큰 차이가 없었다.술을 마셨을 때 과장된 행동을 하는 이유는 포스파티딜에탄올 생성과 관련 있었다. 연구진은 포스파티딜에탄올이 생성되는 과정이 술에 취한 후 몸이 무기력해질 때도 관여하는 지와 숙취와 관련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술에 취하면 왜 말이 꼬이고 비틀거리는 걸까?술을 마시면 말이 꼬이거나 비틀거리며 반응이 느려지는 사람이 있다. 이는 우리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할 때 만들어지는 대사물질 중 하나인 아세테이트(acetate)에 의해 나타나는 반응이다. 아세테이트는 간에 풍부한 aldh2라는 효소에 의해 생성되는데, 최근 뇌 영역인 소뇌의 성상세포에서도 aldh2가 발견됐다. 이에 미국 알코올남용 및 알코올중독 국립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연구진은 술을 마시면 나타나는 여러 취한 행동이 간이 아닌 뇌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 분해를 통해 유발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코올은 우리의 뇌 기능을 억제하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를 제어하는 신경학적 과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뇌가 알코올 대사에 관여한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코올 연구 분야에서 수십 년간 논란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알코올 중독과 폭음 등 알코올 섭취 장애(alcohol use disorder), 그리고 균형과 협응능력이 감소하는 기타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성상세포 aldh2(astrocytic aldh2)는 알코올 섭취 장애뿐 아니라 다른 신경질환 치료를 위해서도 중요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음주를 위한 1회 알코올 섭취량을 남자 40g(소주 4잔) 이내, 여자는 20g(소주 2잔)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1회 평균 음주량은 남자 7잔, 여잔 5잔 이상이다.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술주정 등으로 이어진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일수록 건강한 음주 습관이 필요한 때이다.